독서록 31

[남독] 적자의 본질, 포퓰리즘은 왜?

스테파니 켈튼의 현대 화폐 이론(Modern Money Theory, MMT)에 대한 책으로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돈'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의 주장을 들려준다. 고대부터 인류는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물건과 교환을 하였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물물교환이 점차 발전해 나가면서 서로 다른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특정 물건(가령 조개라던가, 금속, 현대로 와서는 지폐)을 중간 매개체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 화폐의 발달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화폐의 본질 에서는 MMT의 아버지라 불리는 워런 모슬러라는 성공한 월 스트리트의 투자자의 말을 빌려 새로운 관점의 화폐의 본질을 보여준다. 위의 그림은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모슬러는 자녀들에게 "명..

서평 2021.06.16

[남독] 친절한 딥러닝 수학

한빛미디어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딥러닝은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의 하위 항목으로 대두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소위 말하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알고리즘(문제 해결을 위해 순차적인 연산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의 일종이고, 그 안에는 크게 데이터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머신러닝(기계학습)과 규칙 기반의 알고리즘들이 있다. 머신러닝 안에는 문제의 유형이나 데이터의 성격에 따라 수많은 학습 방법들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신경망으로 대표되는 딥러닝 또한 포함되어 있다. 딥러닝은 신경세포가 하는 역할을 모사하여 수학적인 모델로 만든 것이 그 시작이다. 여러 차례의 인공지능에 겨울이 찾아왔지만, 컴퓨터 하드웨어의 급격한 발전과 폭발적으로 늘어난 빅데이터..

서평 2021.04.17

[남독] 실험의 힘

우리는 직관을 믿고 싶어 하지만, 직관이 완전히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험에 대해서 우리는 현재 거대한 실험실 속 시험관 속에서 살고 있다. 다양한 과학자와 공학자, 사회학자들에 의해 대조군과 실험군으로 분류되고, 자극이 가해지고, 반응이 기록되어 우리의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진다.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실험은 초등학교 때, 과학실에서 행해지는 실험일 것이다. 비이커와 알코올 램프, 스포이드, 희안한 냄새. 이것이 우리가 기억하는 최초의 실험실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만이 실험인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은 과학시간에 자연 현상에 대한 실험을 위한 실험실의 모습의 단편이지, 결코 그러한 것들이 실험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실험이란 무엇인가? 실험이란 "가설..

서평 2021.03.07

[남독] 미야자키 월드, 트라우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나의 어린 시절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어머니가 어딘가에서 구해오신 , , , 그리고 를 틈만 날 때마다 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보았던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작품 하나하나의 메타포를 이해하며 그 깊이를 음미하며 시청했다기보단 장면의 아름다움 그 자체만을 즐겨봤던 것 같다. 수잔 네이피어의 는 어린 시절 추억 속에 남아있던 아름다운 장면들의 미야자키 월드를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심층적인 인터뷰들을 통해 외적인 메타포들과 내적인 미야자키 감독의 인생을 통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감독의 내면 속에 자리 잡은 “죄의식과 부채감”은 그의 작품 세계 전반에 녹아 트라우마 그 자체를 표현한다. 이러한 감정들은 2차 세계대전 직전의 군수업을 통..

서평 2021.02.21

[남독] 실전 보고서 작성 기술, 보고서 쓰기, 야, 너두 할 수 있어

대학생 시절 공대생이었던 나에게 가장 어려웠던 과목을 하나 뽑으라면 미적분학도, 선형대수도, 5대 역학도, 확률 및 통계도, 수치해석도 아닌 실험과목이었다. 물론 실험 내용 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실험 전/후로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가 문제였다. 실험 과정은 항상 3명에서 5명 사이의 인원이 한 조가 된다. 조교가 칠판 앞에서 오늘 할 실험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고, 그 내용을 토대로 각 조는 이론과 실제 실험의 차이를 이해하며 어떻게 이론이 정립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항상 조원들의 실험을 이끄는 일종의 탐험 대장을 자처하며 같은 반의 아는 친구가 있으면 옆에 가서 알은 체를 할 정도로 나름의 내용을 빠삭하게 이해했었다. 하지만 늘 나의 보고서는 같은 조의 어지..

서평 2021.02.07

[남독] 오리진, 흐름출판, 루이스 다트넬

지구가 우리를 만들었다. 루이스 다트넬, , p391“역사는 반복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등 역사에 대한 수많은 격언들이 존재한다. 인류사에 있어서 유사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과거의 국가 간의 관계를 통해 미래의 일을 계획해 나가기 위해서 역사를 알아야 한다. 이는 고작 인류의 역사가 쓰인 시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보다 더 멀리 지구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하여 판의 활동, 지구의 궤도와 자전축 기울기에서 일어나는 규칙적인 변화(밀란코비치 주기) 같은 유사를 넘어선 우주적 기록 또한 과거의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물론 미래의 인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루이스 다트넬의 는 이러한 역사와 인류의 역사 사이의 연관된 부분을 다양한 각도로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

서평 2021.01.31

[남독] 마음챙김(원제: Good Morning, I Love You), 안드로메디안, 샤우나 샤피로

"나는 왜 전혀 나아지지 못하는 걸까요?" 내가 물었다. 치료사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샤우나, 인생은 자기계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62p.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하나 떠올리자면, "당신은 현재 모습 그대로 완벽하지만,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나는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방향에서 압박을 받는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가 되어야 하고, 언제나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남편이어야 하고,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는 가장이어야 하며, 어떤 문제든 잘 해결해 낼 수 있는 엔지니어이어야 한다. 시간은 한정적인데 반해 해내야만 하는 일은 정말 많은 것 같다. 샤우나 샤피로의 을 읽으면서 조금은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여기서 '마음챙김'이란 뜬구름 잡는 명상도 아니고, 사이비 ..

서평 2021.01.23

[남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다산책방,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큰글자도서)국내도서저자 : 줄리언 반스(Julian Barnes) / 최세희역출판 : 다산책방 2019.07.15상세보기"'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그런가, 과연? 어디에서 읽었나? "라그랑주입니다. 파트리크 라그랑주. 프랑스인입니다."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의 는 역설적으로 독자를 끊임없이 불충분한 근거를 토대로 다른 인물들을 억측하게 만들어 놓고, 그와는 정반대 또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밝히며 당혹스럽게 만든다. 이런 전개에 대한 암시는 내용의 전반부에서 등장인물들의 학창 시절에 나오는 선생님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잘 들어난다. 특히 '역사란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

서평 2021.01.20

[남독]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국내도서저자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 김욱동역출판 : 민음사 2012.01.02상세보기어느 날 누군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내기를 요청했다 "단어 여섯 개로 단편 소설을 지어서 사람들을 울릴 수 있다면 당신이 이긴 거요" 헤밍웨이는 내기에서 이겼다 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 (아이 신발 팝니다. 한번도 안 신었어요)나는 이 일화로 헤밍웨이라는 인물을 처음으로 접했었다. 단 6개의 단어만으로 대단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 오히려 이런 인식 때문에 헤밍웨이의 소설은 손대는 것 조차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었다. 여러 편의 헤밍웨이 작품 중 내가 그나마 알고 있던 것은 였는데, 제목부터 시작해서 작가의 인식까지 흥미롭..

서평 2021.01.14

[남독]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브론스테인, 빌 설리번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국내도서저자 : 빌 설리번 / 김성훈역출판 : 브론스테인 2020.12.23상세보기“너 자신을 알라.”는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테스형!)이 한 말이라 알고 있지만 고대 그리스에 있는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신전에 새겨져 있던 글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서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싸워 지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다. 이처럼 나의 상태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역설하였다. 하지만 나를 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것들은 많이 보지 못하였다. 과연 나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번에 읽은 에서는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적 요인 또한 나를 구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가볍게는 식습관부터 시작해서 중독, 사랑, 성격, 성향, 지성 등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

서평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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