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난지 벌써 895일이 되었다. 뒤늦은 육아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아이가 자람에 따라 다양하게 마주하게 되는 하나 하나의 상황들에서 너무나도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장면글이 많아서이다. 이번에 꼭 남기고 싶은 부분은 잠잘 준비하기 직전 기묘한 냄새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거실에서 아이가 놀고 있는 사이를 활용하여 막간 독서를 하고 있던 나는 묘한 냄새를 맡고 아이에게 눈를 돌렸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장난감을 꼭 끌어안은 아이의 모습. 똥쌌구나! 얼른 기저귀를 챙겨 오며 아이에게 “아빠가 기저귀 갈아줄까?”라고 물어보니 아이는 “밖에”를 연신 외치며 울음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영문 모를 “밖에”울음에 어리둥절하며 아이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몇번을 물어봐도 베란다를 가리키며 “밖에”를 외치며 목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