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켈튼의 <적자의 본질> 현대 화폐 이론(Modern Money Theory, MMT)에 대한 책으로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돈'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의 주장을 들려준다. 고대부터 인류는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물건과 교환을 하였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물물교환이 점차 발전해 나가면서 서로 다른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특정 물건(가령 조개라던가, 금속, 현대로 와서는 지폐)을 중간 매개체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 화폐의 발달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화폐의 본질
<적자의 본질>에서는 MMT의 아버지라 불리는 워런 모슬러라는 성공한 월 스트리트의 투자자의 말을 빌려 새로운 관점의 화폐의 본질을 보여준다. 위의 그림은 <적자의 본질>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모슬러는 자녀들에게 "명함"을 줄 테니 집안일을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자녀들은 그 누구도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 답답한 모슬러는 자녀들에게 왜 일을 하지 않았는지 물어보자 아이들은 "아빠아아, 우리가 왜 명함을 받으려고 일을 하겠어요? 아무 쓸모도 없잖아요!"라고 말했고, 그는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매달 명함 30장씩 내지 않으면 그동안 누려왔던 권리도 없을 것이라 선언하였고, 그때서야 아이들은 명함을 받기 위해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모슬러의 이야기를 국가와 국민, 그리고 화폐와 세금의 관계로 살펴보자. 국가는 다양한 이유로 국민의 노동력을 제공받고 싶어 한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세금을 부여하고, 국가가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일정 금액의 화폐를 지불한다. 즉, 국가는 자금을 확보하고자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세금을 거둬들인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은 정말 문제인가?
이러한 이야기가 왜 중요한 것일까? 우리는 국가 부채에 대해 수 많은 뉴스를 듣고 있다. 21년 6월 14일 서울경제에 올라온 사설 <나랏빚 1초에 305만 원 증가, 방치땐 그리스 전철 밟는다.>(*)에서 올 연말까지 국가채무는 총 965조 9,000억까지 불어날 것이라 이야기한다. 이는 국가 채무 비율(D1)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8.2%에 이른다고 말한다. 또한 이 사설에서는 그리스와 비교하며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는 국가의 최후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과연 현재 진행 중인 우리나라의 복지 관련 정책들에 의해 결국엔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일까?
엄밀히 따져 <적자의 본질>에서는 한국의 케이스에 대해선 언급이 거의 없다. 주로 이야기 하는 것은 미국이지만 그 외에도 일본이나 영국, 호주, 캐나다와 같이 법정 화폐를 독점 발행하는 국가에 대해 적용이 된다고 한다. 즉, 한국의 경우도 법정 화폐를 독점 발행하면서, 경제 주권도 어느 정도는 갖고 있으니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국가적으로 허리를 졸라매어 각종 복지 관련 정책들을 중단하고, 국가 부채를 갚기 위해 증세해야 할까? <적자의 본질>에서는 국가의 부채는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것들은 인플레이션이다. 화폐라는 것은 국가에서 발행하여 일정량만이 유통되기 때문에, 누군가의 빚은 누군가에게는 이득이 된다. 화폐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국가라면, 국민의 주머니를 위해 어느정도의 부채를 발행하거나, 화폐를 찍어낼 수 있다. 반대로 국가의 부채를 갚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지 않고, 세금만 늘린다면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국가의 빚은 국민의 수익
따라서 앞서나온 사설의 이야기는 여야가 합세하여 나라를 빚의 구렁텅이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일반 국민들에게 드디어 숨통을 트이게 해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동안 간접적인 정책으로만 지원해주던 일반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화폐를 발행하여 삶을 조금 여유롭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 서울경제, [사설] 나랏빚 1초에 305만원 증가, 방치땐 그리스 전철 밟는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2NMRR39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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