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남독] 실험의 힘

작삼심일 2021. 3. 7. 08:34

실험의 힘

우리는 직관을 믿고 싶어 하지만, 직관이 완전히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험에 대해서

우리는 현재 거대한 실험실 속 시험관 속에서 살고 있다. 다양한 과학자와 공학자, 사회학자들에 의해 대조군과 실험군으로 분류되고, 자극이 가해지고, 반응이 기록되어 우리의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진다.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실험은 초등학교 때, 과학실에서 행해지는 실험일 것이다. 비이커와 알코올 램프, 스포이드, 희안한 냄새. 이것이 우리가 기억하는 최초의 실험실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만이 실험인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은 과학시간에 자연 현상에 대한 실험을 위한 실험실의 모습의 단편이지, 결코 그러한 것들이 실험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실험이란 무엇인가? 실험이란 "가설이나 이론이 실제로 들어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 아래에서 여러가지 측정을 실시하는 일이다. 지식을 얻기 위한 방법의 하나이다."라고 위키백과에서 말한다. 다시 말해, 울고 있는 어린 아이에게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사탕 하나를 건네는 것도 일종의 실험이 될 수 있다. '아이는 사탕을 좋아한다.'라는 가설을 통해 사탕을 건네주고, 울음을 그치고 사탕을 먹는다면 이 아이에게는 그 통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실험의 힘>에서는 다양한 테크기업들과 국가에서 실시한 실험들을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에서 인종에 따른 차별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실험과 이베이의 구글 광고는 정말 효과적인지를 확인한 실험, 알리바바, 스텁허브, 우버, 페이스북에서 실시한 다양한 실험에 대한 예시를 들어준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회사들의 실험은 겪어보지는 못한 것들이다. 사실 우리의 실생활에 좀더 가까운 실험은 바로 구글의 광고일 것이다.

구글의 광고 실험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실험을 하고, 실험을 당하며 살고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구글의 온라인 광고이다.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하나의 홈페이지 속에는 방대한 양의 구글 광고를 달고 있다. 또한 유튜브 영상에도 3초, 5초, 그리고 15초짜리 다양한 광고들이 지나간다. 이 모든 광고들은 나의 인터넷 기록을 확인한 구글이 내가 가장 선택하고 싶어 할 만한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광고를 더 선호할 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는 나의 인터넷 기록을 통해 나와 유사한 사용자들을 묶어 놓고, 이 사용자들이 클릭을 많이 한 광고를 노출 시키는 것이다. 이때 조금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고, 이런 행위들은 구글 어딘가로 기록이 되어 새로운 방식의 광고를 추천하게 된다.

실험을 통해 최적화된 광고들은 당연하지만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장점은 사용자에게 더 나은 제품들을 광고로 소개하여 필요로 하고 있거나, 필요하게 될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TV광고처럼 관심도 없고 흥미도 떨어지는 광고보다는 조금 더 나은 광고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단점이라기 보단 문제점은 사생활 침해에 관한 문제가 있다. 몇 년 전에 문제가 됬던 구글의 도청 문제가 있다. 이것의 사실 여부를 직접 다루기 보단, 그만큼 구글이 개인 정보를 무자비하게 갈취하고 있다는 점이 이 문제의 핵심 이었다.

실험의 힘

실험은 강력한 힘이다. 미지의 대상의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가설을 세워 자극을 가하고, 그에 따른 변화를 기록하는 것. 일련의 실험을 통해 점진적으로 더 많은 속성을 파악해 나아가는 실험은 드넓은 우주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군중의 마음을 읽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빅 데이터 시대에서 실험은 치명적인 무기로 작용될 수도 있다. 실험을 하는 사용자가 결과의 내용을 곡해하여 잘못된 결과를 도출 할 수도 있지만, 단기적인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한 결과들을 활용하여 장기적으론 다수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도 있다. <실험의 힘>에서 가장 강조하는 "투명"한 실험을 통해 공공선을 위한 실험이 더 많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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