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남독] 사토시의 서, 비트코인

작삼심일 2021. 3. 16. 06:59

사토시의 서

* 이 글은 한빛 미디어의 <나는 리뷰어다>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하는 암호화폐는 사회적인 이슈 몰이 중이다. 먼저 말하지만, 나는 이 서평에서 비트코인에 투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적으려는 것은 아니다. 투자 상품으로써의 가치는 사실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스템이 갖고 있는 익명성, 탈중앙성을 보장하는 일종의 계약 시스템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아직도 익명으로 남아있는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의 글을 바탕으로 제작된 <사토시의 서>를 통해서 비트코인이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개론)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2008년 11월 암호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포럼인 크립토 그래피 메일링 리스트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하나의 글을 남겼다. "저는 신뢰하는 제삼자 없이 완전하게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동작하는 새로운 전자 화폐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화폐 시스템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였다. 최초에는 서로 필요에 의한 물물교환 시스템이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물물교환 시스템은 많은 불편함을 불러왔다. 서로 필요한 물건에 대한 이해가 일치할 때만 교환이 성립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최대한 보편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물품들을 통해 물건을 교환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가치가 높은 물건들은 금, 은, 보석 등과 같은 귀금속이나 사치품이었을 것이다. 점차 사회가 커져나가면서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는 귀금속을 매번 들고나가 거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다.

지폐의 발전은 일종의 계약서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이 종이를 가져가면 은행에서 10kg의 금으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것들이 화폐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2차 세계 대전 때부터 1971년까지 미국 달러에는 "IN GOLD COIN PAYABLE TO THE BEARER ON DEMAND"와 같이 요구를 한다면 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금본위제 화폐

하지만 미국은 금본위제의 문제점을 깨닫고 더 이상 금으로 교환할 수 없는 화폐로 바꾸게 되었다. 이로 인해 온전히 국가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믿으며 물건을 교환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통화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정말 국가를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까? 이는 무정부주의에 대해서 논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국가는 다양한 이유로 통화를 손쉽게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한 이런 늘어난(또는 줄어든) 통화에 대해 발생한 문제점들을 모두 책임지지 않는다. 충분히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방향으로 투자를 하여 화폐 가치가 끊임없이 치솟을 때 실물 자산에 투자를 하여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을 때도 자산을 얼마든지 증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화폐의 가치가 출렁거릴 때마다 그 쓰나미를 온몸으로 버티며 살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어떻게 이런 문제점들을 비트코인은 해결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을 까?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삼자가 필요한 시스템이 아니다. 즉, 화폐의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더 이상 국가의 권력은 필요가 없다. 그저 시스템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가치가 확고해지는 형태이다.

비트코인의 혁명

어떻게 비트코인은 화폐시스템에 민주주의를 도입할 수 있었을 까?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화폐의 이름이다.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블록들을 연결한 체인을 말한다. 여기서 블록이란 일종의 거래내역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블록들이 연결된 블록체인은 바로 거대한 하나의 장부가 되는 것이다. 어떤 거래가 발생하면 아무나 수정할 수 없는 블록에 기록이 되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그렇다면 코인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 까? 블록체인에서 하나의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특별한 숫자를 찾아야 한다. 채굴 자라고 불리는 컴퓨터들은 수없이 많은 연산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요구하는 숫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그 숫자를 찾아내면 이를 기반으로 하는 하나의 "블록"을 생성하게 된다. 이렇게 블록 하나를 만들어낸 컴퓨터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일정량의 코인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이 마치 금을 채굴하여 보상을 받는 것과 같다고 하여 채굴 자라 불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비트코인을 하나의 혁명과도 같은 시스템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화폐 개혁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중의 필요에 의해 화폐의 가치는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진정한 의미는 사회적인 시스템 그 자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은 누군가가 보증해줄 수 있는 문서만이 증빙서류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제는 사라졌지만 "공인 인증서"를 매번 발급을 받아가며 온라인 상에서 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나'임을 입증해야만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점차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서 높아진 보안성과 편리해진 접근성을 통해 진정한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가 될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