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남독] 에이트를 읽고나서

작삼심일 2022. 6. 6. 10:38

에이트를 읽으며 인상 깊은 부분들

지금은 인공지능 시대?

지금은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이다. 미국의 IBM사에서 만든 딥블루가 1996년 처음 세계 체스 챔피언 그랜드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를 한번 이겼고, 1997년 디퍼 블루가 최초로 최종 승리를 이루어 냈다(링크). 2011년에는 왓슨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이 미국의 유명 퀴즈 쇼인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하여 최다 연승을 기록하기도 하였으며 역대급 챔피언 브래드 러터를 제치고 완승하기도 하였다(링크). 구글로 유명한 알파벳의 산하에 있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기사인 알파고는 2016년에 한국의 이세돌 구단과의 단 한번의 패배를 허용하긴 했지만, 대승을 거두며 대한민국에 인공지능 바람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링크). 도대체 인공지능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인간의 최정점에 위치한 챔피언들을 하나, 둘씩 쓰러뜨려 가고 있는 것일까? 이제 우리는 "스카이넷"님에게 머리를 조아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일까?

스카이넷님 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해 위키백과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인공지능 또는 아티피셜 인텔리전스는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컴퓨터과학의 세부분야 중 하나이다. 정보공학 분야에 있어 하나의 인프라 기술이기도 하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갖고 있는 지능 즉, 자연 지능(Natural intelligence)와는 다른 개념이다.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 일컬어지는 학습, 추론, 지각 능력들을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한 것을 통털어 인공지능이라 부른다. 특히 좁은 의미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컴퓨터 알고리즘이 스스로 학습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기계학습이나 심층학습을 인공지능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근 다양한 뉴스를 보다 보면, 곧 인공지능이나 로봇들이 우리들의 직장을 위협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다. 거대한 산업 혁명의 물결에는 필연적으로 수 많은 직업들이 쓰나미에 휩쓸린 것 처럼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직업군이 나타나면서 진화와 혁명을 거듭하게 된다. 2차 산업혁명때 수많은 수공업 노동자들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되고 공장기계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쓰나미는 우리에게 어떤 여파를 줄 수 있는지, 이러한 쓰나미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던 중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에이트)가 눈에 들어와 한번 읽어 보았다.

<에이트>에 대한 리뷰

모든 책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에이트>의 경우에는 그 경계가 모호한 위치에 있다. 이 책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공지능에게 휩쓸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선 인문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주장에 대해선 상당부분 동의하는 바다. 같은 칼이더라도 정치/종교적 프로파간다로 인해 전쟁에 활용되어 사람을 죽이는 도구로 쓰일수도, 멋진 저녁을 만드는 요리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고찰 없이 이미 존재하는 기술에 대해 반복 학습을 통한 암기로 인공지능을 물리치기에는 컴퓨터는 기능적으로 우리의 뇌보다 이미 훨씬 앞서있다. 아무리 암산이 빠르더라도 컴퓨터를 능가할 수 없고,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구글의 검색능력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서 나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고찰과 인문학적인 공감 능력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에이트>에서는 이러한 시대를 예측하는데 있어 사용된 근거가 빈약하거나, 논리적 비약이 과도하게 사용된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정해진 문제를 주어진 데이터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데에 특화되어있다. 심층 학습의 인공 신경망이라는 알고리즘이 우리의 뇌를 모방하였다는 이야기는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신경 회로의 기계적인 설계도는 유사하게 가져왔을 지는 몰라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색 능력과 문제 해결력까지 모사하지는 못한다. 물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강화 학습" 알고리즘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결국 학습하는 알고리즘에게 문제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직도 인간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신경망과 심층 신경망

또한 인공지능이 모든 것의 해답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자본과 권력에 편파적인 인간 판사보다 정의의 여신과 같이 공명정대한 인공지능 판사를 기대하기도 하고, 실수 투성이의 인간 의사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인공지능 의사를 찬양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 역시 인공지능(그 중에서도 특히 심층 학습)의 기술적인 내용을 전혀 모르기에 공상만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잘못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앞서 여러번 언급한 것 처럼 심층 학습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데는 특출나지만, 그 데이터를 모아 학습 시키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다. 이 데이터를 수집함에 있어서 인간이 갖고 있는 편견이나 실수는 고스란히 인공지능에게도 똑같이 학습되게 된다. 캐시 오닐 저자의 <대량살상수학무기>에는 인공지능 면접관의 편파적인 인종 차별 사례가 나온다. 서류상으론 전혀 인종에 대한 언급이 되지도 않았지만 이 인공지능은 기가막히게 인종 차별적인 채용을 해온 것이다. 이는 수 많은 데이터 속에 녹아 있던 특징들 중 거주지역이 인종과 연관이 깊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인공지능이 유색인종을 차별해버린 사례였던 것이다.

분명 인공지능은 보다 가까운 미래에 필연적으로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파생되며, 인공지능을 조작하는 일자리가 수반되고, 인공지능을 구축하는 일자리가 생겨나게 될 것이다. 산업 혁명으로 인해 다양한 제조업이 성행을 하기 시작하였고, 공장 노동자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공장에서 돌아가는 기계장치들을 설계하는 공학자들이 필요했던 것 처럼 말이다.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결국 관성이 될 것이다. 지금의 상태에 안주하기 보단, 다양한 인문학적인 체험을 통해 상상력과 공감력을 쌓아 올리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정보들을 학습해 나아가다보면 분명 새롭게 열린 그 자리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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