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삶의 종류가 있고, 대부분은 끊임없는 학습을 강요한다. 요즘 핫한 직종인 개발자도 무수히 많이 쏟아지는 최신 기술들과 프로그래밍 언어등을 착실히 따라가기 위해서, 또는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수 많은 문서를 끊임없이 읽어가며 학습을 해야 한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돈이 많건 적건, 학력이 높던 낮던 어떠한 형태로든지의 학습은 필수적이다. 스타니슬라스 드앤의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서는 좀 더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이루는 DNA의 정보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뇌의 용량을 지적하며 배움이 가능하도록 진화해 왔다고 한다. DNA를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서서히 바꾸어 가며 적응해나가는 과정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발생하지만, 학습을 통해 뇌의 구조를 바꿔 배워 나가는 과정은 그보다 훨씬 짧은 시간동안 해낼 수 있다. 즉, 배움은 자아실현같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다. 이미 신체의 설계 단계에서 배움을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본능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배움의 네 기둥
배움은 네가지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서는 이를 네 기둥이라고 표현하였다. 각 기둥들은 책의 순서대로 "주의", "적극적인 참여", "에러 피드백", "통합"이다. 네가지의 요소는 어찌보면 어설픈 자기계발서적에 나올법한 뻔한 말이다. 하지만 수 많은 책과 사람들이 반복해서 말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주의"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다시피 학습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학습의 시작을 알리는 행동이다. 어떤 것에 대해서 "주의"를 집중하는 행위는 그것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는 의미이고, 이는 그 외의 나머지는 뇌에서 필터링 되어 무시된다. 이를 통해 대상에 온전히 몰입하게 되어 알고 싶은 욕구가 샘솟으며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게 된다.
"적극적인 참여"역시 흔하다면 흔하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손들고, 궁금함을 참지 못해 질문 하는 것. 공학 서적에 나오는 복잡한 미분방정식이 머릿속으론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방정식을 프로그래밍에 넣고 시뮬레이션을 하여 시각화를 하는 것. 오늘 배운 영어 한 문장을 써먹어 보기 위해 미국의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댓글을 달기 위해 시도하거나. 적극적인 참여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실패를 만들고, 에러를 발생시킨다.
"에러 피드백"은 우리가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배움의 방식 중 하나이다. 플래쉬 카드(카드 한장에 앞면은 질문, 뒷면엔 답을 적어 놓고 간이 시험 보듯이 활용하는 카드)를 이용하거나, 노트의 한쪽에 영어단어들을 쭉 써 놓고 옆에는 한글 풀이를 적은 다음, 한쪽을 가리고 하나씩 맞춰보는 것이 일종의 "에러 피드백"이다. 특히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서 학교나 학원에서 항상 보는 시험이라는 제도 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시험 점수만으로 피드백을 주는 것을 매우 나쁘다고 말한다. 시험을 통해 맞춘 문제와 틀린 문제를 구분하여 메타 인지를 높여 어떤 공부를 더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단순 점수나 등수만 가지고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고 오히려 낙인만 찍는 효과가 나타난다.
"통합"은 어찌 보면 휴식을 통해 학습한 정보들을 장기 기억으로 옮기기 위해 추상화 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서는 잠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한 번 학습하고,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학습의 능률이 매우 많이 오른다고 한다. 심지어 충분한 잠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엔 정보의 통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학습의 효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효과를 보여준다고 한다.
조기교육이 정말 중요할 까?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서는 영유아 시기의 뇌 가소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언어를 익히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여러차례에 걸쳐 말하고 있다. 또한 일정 시기가 지나 뇌 가소성이 떨어져 이전만큼의 학습 능률이 나오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로 인해 책에서는 꾸준히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혹여 그 시기를 놓쳤다 하더라도 빨리 시작하면 일정 수준까진 만회가 된다고 한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들은 잘 풀어쓴 설명과 적절한 예시, 탄탄한 근거를 토대로 이해하기 좋은 형태로 잘 가공되어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조기교육의 힘에 대해 역설하는 듯한 부분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어릴 때 뇌 가소성이 높아 학습 능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은 결국 수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추상화시켜 장기기억속에 저장하는 것이다. 즉, 뇌가소성이 높은 상태로 빠르게 받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 내용을 내가 경험한 기억을 토대로 재구성하여 활용하기 좋게 가공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단지 조기교육을 조장하는 듯한 이 책의 후반부 내용에 뇌가소성 외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나, 학습 동기에 따른 학습 효율에 대한 연구가 있다면 추가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추천하는 책
이 책은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위한 계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그동안 단순 학습을 시도할 때, 막연하게 책을 읽기만 하는 방식으로 비효율적인 시간을 보냈다면, 조금 더 효율적인 내 시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해보는 것도 좋은 자기계발 시간이 될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영유아시기의 자녀가 있는 부모도 한번쯤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참"인 것은 아닐 수 있지만, 빠른 시기에 공부를 시키고자 한다면 조금 더 유연한 방법을 고민해가며 책에서 제안하는 내용을 고려한 학습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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