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수많은 선택들을 거쳐가면서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때도 있지만, 충격적인 실패를 겪게 되는 선택을 할 때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많아진다고 느껴 "어떻게 하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은 올리비에 시보니가 쓴 <선택 설계자들>이다. 책의 추천사에는 CEO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적혀있지만, 꼭 회사의 책임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선택을 내리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선택 설계자들>은 크게 세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합리적인 결정을 가로막는 9가지 함정"으로 선택의 과정에 있어서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함정들과 편향들에 대해 설명해 준다. 두 번째 파트는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한 혁신 도구들"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함정들과 편향들을 5가지의 유형으로 묶은 뒤 이를 극복하거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준다. 또한 뛰어난 개인을 통한 위대한 선택보다는 협업과 프로세스를 통한 위대한 선택을 역설한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는 "함정을 기회로 바꾸는 선택 설계자들"에서는 여러 가지 제언을 통해 독자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해준다.
올리비에 시보니가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역설하는 부분은 바로 협력과 프로세스이다. 특히 영화 <저스티스 리그>의 캐치프레이즈인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가 생각날 것 같은 “혼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 라는 말이 <선택 설계자들>에서 나온다. 즉, 혼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보단 많은 사람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여러 사람이 회의에 참여만 한다고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회의하더라도, 개개인에 영향을 미치는 편향의 영향을 피할 수 없고 심지어 다수의 사람에 대한 편향 또한 작용하기도 한다. 가령 집단사고 편향에 의해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을 묻어버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극단화를 통해 평균적인 관점보다도 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고 심지어 확신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다른 편향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고, 몇 가지의 프로세스를 통해 사회적 편향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다.(이 말을 들으면서 기계학습 분야의 앙상블, ensemble이 떠올라 어느 정도는 끄덕여졌다.)
<선택 설계자들>은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지만, 그 외의 평범한(?) 사람들도 충분히 읽어봄직한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살면서 다양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가령 결혼이라던가, 취직(또는 이직), 진학, 투자 등 다양한 중대사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진정으로 깊게 고민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이건 내 문제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의사 결정 방법에 대해 한번쯤 이야기를 들어 본 뒤, 더 나은 선택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이 책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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