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갖고 있던 문학 작품에 대한 생각
최근 인터넷에서 본 충격적인 글이 있다. 이 글의 주인공은 무슨 책 읽냐는 질문에 <1984>를 읽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이때 상대방의 답장이 충격적인데, 지식과 정보가 담긴 비문학 지문을 읽어야지 허구의 소설을 왜 읽냐는 답변을 한 것이다. 특히 충격적인 부분은 "비문학 지문"이라 말하면서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상대방의 태도이다.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회 과학 서적", "자기 계발 서적" 등과 같이 구체적인 분야를 이야기할 것 같은데, 엉뚱한 "비문학 지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부분이다.
그동안 적은 리뷰글을 보면 부끄럽게도 나 역시 문학작품보단 비문학에 더 심취해 있었다. 물론 문학 작품이 가져다주는 수많은 효용을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그 효용가치에 대해선 소위 "비문학 지문"에 비해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학이란 그저 간접 경험을 통한 통찰력을 키워주는 장르라고 치부하였고, 그런 간접 경험보단 실질적은 정보 습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고대의 비밀병기, 신개념 테크놀로지
<우리에겐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를 유튜브 채널 스터디언(구 체인지 그라운드)의 책 리뷰 영상(링크)에서 처음 보게 되었다. 유튜버들의 리뷰를 보며 꼭 한번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구의 세상에 대한 설명만이 가득한 문학의 테크놀로지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정규 교육 12년을 받아본 나에게 있어서 문학 작품이란 그저 줄거리를 암기하고, 작가가 말하고자 한 메타포를 해석하여 난해한 주제 의식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문학 작품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더라도, 그 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하고 작가의 주제의식을 해석한 뒤 현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에 녹여 리뷰어의 생각을 전달해 준다.
이렇듯 문학 작품들은 저마다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내용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문학 작품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등한시하였다. 하지만 <우리에겐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를 읽고 나서는 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문학이란 그저 작가가 독자들에게 사회 문제에 대한 주제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든 사상서 따위가 아니었다. 허구의 세상 속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실제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는 자기 계발서의 역할도 충분히 수행하는 대단한 기술 서적에 가까웠던 것이다.
문학 작품이란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테크놀로지의 결정체였던 것이다.
심리학에 뇌과학을 곁들인 테크놀로지 문학
뇌과학에 의해 밝혀진 우리 뇌의 특징 중에는 실재와 허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문학 작품은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침투하여 근간을 흔들어 놓는다. 대게의 문학 작품들은 우리 뇌의 이러한 속성을 활용한 테크놀로지를 보여준다고 <우리에겐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는 말한다.
물론 몇몇 문학 작품을 직접 읽어본 사람으로서도 말하지만, 문학 작품이 정말로 내 마음속 깊이 침투해 근간을 흔들었다고 생각된 적은 몇번 없었다. 하지만 종종 마음의 위안을 받거나 소소한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거나 즐거움을 주는 경험을 한 적은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책을 만나야 할 것이다. <우리에겐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는 다양한 문제 상황들에 적용할 만한 작품들과, 그 작품들이 갖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준다. 여기에 더불어 "발명품 찾기 방법"을 직접 활용해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서문에서 제시해준다.
'발명품 찾기 방법'은 두 가지 적응 방식에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다.
1. 우리 마음을 문학에 적응시키기 (중략)
2. 문학을 우리 마음에 적응 시키기(중략)
이 책을 읽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문학 작품들의 세계를 경험하며 작품 속 '발명품'을 찾아 마음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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