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탄생은 인생에서 손에 꼽는 경이로운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나와 생물학적 유전자를 공유하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보살핌을 받던 내가 누군가를 보살피기 시작해야 하는 순간이다. 새로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나와 유전자를 공유하는 인류의 탄생에서 나오는 행복만이 존재할 것 같은 이 순간은 생명에 대한 책임이라는 막중한 의무가 뒤따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후는 새로운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나로서의 삶은 상당 부분 잃게 된다. 개인의 즐거움을 포기하며 아이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나의 수면권을 포기해가며 아이의 잠자리를 보살펴야만 한다. 작은 생명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순간이 올 때까지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관심 있게 지켜보며 매시간을 온전히 아이에게만 쏟아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