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왜 학교 공부를 해야 하는가?

작삼심일 2022. 2. 13. 13:56

왜 학교 공부를 해야 하는가?

카페에서 혼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 뒷자리 어딘가에서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어떤 선생님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같은 어린 친구가 배우기엔 너무 빠른가 싶은 내용을 얼핏 들으며 과연 학교 공부라는 것이 진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창 시절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하던 수 많은 주제중 단연코 기억에 남는 것은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인생에 정말 필요할까?”이다. 모든 친구들은 저마다의 약점 과목이 있었고(대부분은 수학과 물리이다.) 해당 과목 수업이 끝나거나 선생님에게 질책을 들을때마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 이런 공부가 필요할 까 하는 주제에 대해 푸념에 가까운 토론을 종종 했었다. 대게 주제들은 미분과 적분, 경우의 수, 물체의 운동, 전자기학, 복잡한 화학 반응식 등등 수 많은 내용에 대한 쓸모없음이었다. 과연 학창 시절의 배운 내용들은 쓸모 없는 것이 맞을까?

물론 모든 과목이 인생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각 주제별 과목에 대해 필요성을 한번 짚고 넘어가면 누군가에게(훗날 아들에게?)는 한번쯤 말해주면 좋을 것 같다. 세부적인 모든 과목을 다루는 것은 내 공부의 깊이가 얕아 힘들고, 대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목들을 위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수 많은 학생들을 좌절의 늪에 빠뜨리는 대표주자인 수학이다. 수학은 그나마 구체적인 수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미분과 적분, 벡터와 기하, 확률과 통계와 같이(아마도 옛스러운 구분 법일지도 모르지만)  추상적인 내용까지 총 망라하는 학문이다. 산술적인 연산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대부분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추상적인 수학의 개념들은 ‘논리력을 기르기 위함이다’라는 추상적인 주장으로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정말 추상적인 수학들은 그저 논리력을 키워주기만 할까? 실용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심도 깊은 수학을 활용해야 하는 공학 계열이나 이학 계열의 전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내용들을 등한시하며 아얘 선택을 안하거나 다른 과목에 더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추상적인 수학 개념들은 사실상 우리의 생활 속 깊은 곳 까지 관여하고 있다. 특히 사회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각의 개념들은 실제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과거에 공부를 하지 않은 자신을 한탄하며 새롭게 공부하거나, 더 높은 목표를 향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추가로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

가령 주식이나 코인을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자신의 운만을 믿으며 ‘가즈아ㅏㅏ!’를 외치는 무지성 투자자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어떤 방향이든 분석을 통해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때 대부분은 주식의 그래프를 보며 ‘주식 차트를 보니 지금부터 꺾이기 시작했으니 이젠 팔(살)때이군”이라는 것은 직관적인 미분의 개념을 주식에 적용하여 판단을 한 것이다. 또한 작은 요동들은 무시하며 ‘우상향’을 그리는 그래프를 찾아 투자를 하는 것은 적분의 개념을 투자에 적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직관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파란 봉만 나오는 차트를 찾아 ‘이제 곧 하한을 찍고 반등할 것 같네’라는 판단 역시 확률과 통계를 통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주식투자 같은 실제 숫자를 활용하는 영역이 아니더라도 수학 개념들은 충분히 유용하다.

가령 매출의 추이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자영업 사장님들에겐 확률과 통계, 미분과 적분의 개념이 필수적이다. 확률과 통계를 통해 어떤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지 분석하여 재료를 구비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매출 추이를 미분과 적분을 통해 분석한다면 현재 가게의 상황이 어떠한지 정확하게 추정하여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동인구를 분석하여 어떤 물건을 더 많이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경우에도 기하와 벡터의 개념이나 미분과 적분의 개념을 통해 더 나은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 어떤 특성의 인구가 어디에 많이 있고, 주로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기하와 벡터의 개념을 이해하고 분석한다면, 특정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한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거나 수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을 더이상 판매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시간대 별로 어떤 손님들이 많이 이동하는지 미분과 적분을 통해 추이를 분석하고 누계를 계산할 수 있으면 근무자의 숫자를 유연하게 바꿔 적절한 비용을 줄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 외의 나머지 과목들도 실생활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다. 물리의 일부 내용인 전자기학을 통해서는 전자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함에 있어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화학의 반응식의 개념을 통해서 요리의 적절한 맛을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어를 배움으로써 다양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한 비문한 도서를 읽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문학작품을 이해함으로써 삶의 통찰을 얻거나 더 나아가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는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외국어의 영역은 국어의 영역을 훨씬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역사를 통해 과거의 잘못된 사례와 잘된 사례를 종합하여 더 나은 판단을 하는 기회를 찾을 수도 있고, 지리를 통해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고 상권을 분석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초석을 찾을 수도 있다. 법과 사회의 내용은 일상 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순간에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윤리는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찾거나 인간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도움을 받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내용들은 나 하나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다. 현재 어떤 과목을 배우고 있거나, 어떤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코 불필요 하거나 쓸모 없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나의 인격이라는 것은 결국 삶의 경험 하나하나를 쌓아가며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배움이라는 것은 나보다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지혜를 습득하여 단기간에 수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다. 즉, 어떤 공부라도 결국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진보시키고 결국엔 그렇게 배운 지식들은 당장 내일이던, 먼 훗날이던 나를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나의 조커카드로서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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